국내 뮤지컬 첫 입문으로 렌트를 관람하였습니다. 해당 회차의 캐스팅 (로저 유태양 / 미미 김수하 / 마크 양희준 / 콜린 장지후 / 엔젤 황순종 / 모린 김수연 / 조앤 이아름솔)은 전체적인 조화가 아주 뛰어났고, 렌트 극 자체가 2-3명의 주연배우 중심으로 서사가 흘러가는 구조가 아닌, 여러 등장인물이 비중있게 등장하여 다양한 연기와 노래 스펙트럼을 보여주었기에 마치 잘 구성된 오마카세 코스를 대접받은 듯, 완성도 높은 한 편의 극을 선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넘버를 듣다보면, 제한된 음/길이 내에서 가사를 번역,의역하다 보니 다소 어색하게 들리는 부분도 없지 않아, 관람 후 브로드웨이 오리지날 공연도 찾아보았는데, 주인공인 로저&미미보다 단연 기억에 남는 배역은 감초역할이자 <렌트> 극이 서사하는 정체성과도 같은 페르소나- "엔젤"이 아니었나 합니다.
엔젤은 자칫 무겁거나 터부시 될 수 있는 주제를 유연하게 풀어내고, 극에 숨결을 불어넣는 상징적인 존재로, 황순종 배우의 섬세한 연기가 엔젤이 지닌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절실한 희망, 현생을 살아가는 인간적인 삶과 진심어린 사랑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관람하는 모든 이를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시키며, 한층 더 렌트의 세상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콜린 역은 자유분방하고 감정이 요동치는 다른 인물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로, 장지후 배우의 깊이있는 감정 연기와 묵직한 목소리가 렌트 무대에 단단히 닻을 내리며 무게감있게 전체 극의 중심을 잡아주어, 콜린이라는 인물이 지닌 인간적인 따뜻함과 온정을 베풀어 주는 역할에 더 깊은 여운을 불어넣어준 것 같습니다.
콜린과 엔젤, 두 캐릭터는 겉보기에는 물과 기름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른 성격과 이미지를 지녔지만, 그럼에도 두 배우가 만들어낸 케미스트리는, 마치 통통 튀는 재즈 피아노와 묵직한 콘트라베이스가 빚어내는 이중주처럼- 서로 다른 음역의 감정과 에너지가 조화롭게 부딪치며 더 큰 울림으로 렌트 무대를 완성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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