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브로드웨이로 먼저 렌트를 접했고, 한국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냉정하게 말하면 대사와 가사에 스며든 미국식 라임의 리듬, 문화적 맥락, 미세한 어감까지가 동일한 농도로 재현되긴 쉽지 않다. 그래서 초반엔 ‘결’의 차이가 느껴졌다.
그런데 그 차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배우들의 에너지가 무대를 밀어 올렸고, 특히 김수하는 폭발력으로 장면의 공기를 갈아엎었다. 감정을 크게 터뜨리면서도 중심축을 잃지 않고, 극의 속도와 온도를 끝까지 주도하는 장악력이 압도적이었다. 덕분에 번안의 간극은 자연스럽게 지워졌고, 결국 남는 건 “한국판”이라는 수식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렌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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